오늘은 bttrfly.me를 만든 과정을 돌아보며 글을 적었습니다.
원래는 GTM을 시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부터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배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일단 제가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시도한 상태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서 현재는 애플 개발자 지원팀에 문의를 넣어둔 상태입니다.
덕분에 조금 틈이 생겨 전반의 복기를 해보았습니다. 읽기 편하시도록 1) 무엇을 만들었나, 2) 왜 만들었나, 3) 어떻게 만들었나, 4) 다음은? 순서로 나눴습니다.
사실 결과보다 계획을 먼저 공유하는게 마음이 불편하지만, 기록의 차원에서 적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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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을 만들었나
기능 요약
기능 1 : 항상 최상단에 노출
기능 2 : 마크다운 파일 폴더를 즐겨찾기로 저장하고, 빠르게 엑세스할 수 있음
하루에 몇 개의 앱을 띄워두고 사는지 세어본 적 있나요?
브라우저, 메일, 메신저, 문서 작업, 커뮤니케이션 도구만 해도 벌써 5개가 넘습니다. 여기에 디자인 툴, AI 보조 도구, 캘린더, 노트 앱까지 더하면, 별로 신경 쓰지 않고도 동시에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는 10개를 훌쩍 넘어가죠.
노트를 자주 쓰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요, 이렇게 많은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급하게 메모가 필요하거나, 몇 단어만 빠르게 적어두고 싶거나, 할 일을 간단히 체크하고 싶을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Dock에서 메모장을 찾아 클릭하거나, 복잡한 노트 앱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꽤 번거롭고 불편했습니다.
유일한 탈출구가 Raycast Note였는데, 최대 5개의 노트만 만들 수 있는 제한과 비싼 요금제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였죠.
그래서 “무제한 파일을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Raycast note”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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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만들었나
오래 쓰게 되는 노트의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이미 내 컨텐츠로 가득 차 있어 떠나기가 힘들거나,
너무 기본에 충실해서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만큼 편안한 경우입니다.
1번 유형은 이미 레거시를 탄탄하게 쌓아온 구글 독스, 노션, 옵시디언 같은 앱들이 대표적이고요. 이런 제품들은 마이그레이션 비용이 높아 쉽게 떠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2번 유형에서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노트가 있지만, 마크다운 유저에게는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많죠
그래서 “1번 유형의 노트 유저들이 더 빠르게 자신의 노트에 적힌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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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떻게 만들었나
일단 Cursor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o3를 거의 99% 사용했고, work with로 xcode와 터미널의 내용을 참고할 수 있게 했는데요.
Cursor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SwiftUI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었음. 하지만 Cursor는 많은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는데 특화되어 있고, 프롬프트 1회당 수정의 범위가 크기 때문에 구조를 이해하는데 어려웠음.
게다가 생각보다 동일한 프롬프트를 넣었을 때 Cursor의 결과물이 불만족스러운게 많았음.
결정적으로 이미 $200로 내고 GPT Pro 계정을 사용 중이었음.
문서 읽는 건 취향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디테일에 신경쓰기 보다, 최대한 많은 에러를 내면서 빠르게 배워갔습니다. 이 과정을 일주일 정도 반복하니 자주 발생하는 에러와 Swift의 생김새가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원인(원리) 이해하기”가 개발의 전부라는 걸 다시 느꼈는데요. 예전에 새로 들어온 백엔드 개발자분이 저희 코드를 다 까보면서 구조를 그림으로 그렸던게 기억이 났습니다ㅋㅋ
그리고 이렇게 한 번에 한 가지 원리만 이해하도록 개발 범위를 좁혔더니, 일정 관리와 프로젝트 진행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배우는 속도와 밀도도 개선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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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음은?
옵시디언 유저들에게 “옵시디언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더 빠르게 마크다운 파일에 엑세스하고 수정할 수 있게 돕겠다”는 메세지로 GTM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가까운 사람 중에서는 도언님(
)이 옵시디언을 헤비하게 사용하는데요. 옵시디언의 컨텐츠를 복사해 Raycast Note에 붙여넣기 하여 사용 중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와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어서 이런 사람들을 더 찾아보려 합니다.당분간은 GTM에 시간을 쓰고, 그 뒤에는 AI와 관련한 상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스콰이엇을 운영하면서 사용자로부터 세부 정보를 얻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로컬 마크다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게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장 잘 표현하면서도 보안에 안전한 방식이라고 판단했고, 덕분에 앞으로 만들 AI 기능들도 더욱 기대됩니다.
이제서야 출발선에 설 준비가 되어가는 기분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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